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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공개한 최근 5년간 정부광고비 집행 현황 자료.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이종규 | 저널리즘책무실장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5년간 정부광고비 집행 현황을 담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워 놓고 질의를 이어갔다. 정부의 언론매체 광고 집행이 객관적 기준 없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였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시사저널의 열독률 조사에서 2023년부터 4년간 내리 1위(2022년엔 2위)를 차지한 문화방송(MBC)의 정부광고 액수(2022~2025년)가 지상파 3사 중 가장 적었다. 나머지 두 방송사와의 액수 차이도 현격했다. 주지하다시피 문화방송은 윤석열 정부가 눈엣가시로 여겼던 언론사다. 정치적 이유에서 비롯된 ‘광고 탄압’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최 의원은 정부기관들이 자의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정부광고 개혁’을 주문했다. 정권 마음에 드는 언론이라고 광고를 몰아줘서도 안 된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집행하는 광고 규모는 연간 1조3천억원(지방정부 포함)에 이른다. 영세한 지역 언론사 중에는 지방정부가 주는 광고에 기대어 생계를 꾸려가는 곳도 적지 않다.
정부광고가 불투명하게 집행된다는 최 의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정부광고 예산이 지방자치단체장 등 권력자의 쌈짓돈처럼 쓰여서는 안 된다. 권력에 아부하는 언론에는 광고를 몰아주고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선 광고 중단으로 보복하는 시대착오적인 관행이 뿌리 깊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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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지역 신문사들의 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가 지난해 5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행정광고 집행 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응답 매체 38개사 중 19곳이 광고주인 지자체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현재 광고를 못 받고 있거나 한때 광고가 끊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니 공공성을 띠어야 할 정부광고가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최 의원은 국회 질의에서 광고 매체 선정과 광고비 산정의 객관적 기준 마련을 정부광고 개혁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국가기관과 지자체 등 정부광고주의 입맛에 따라 광고가 자의적으로 집행되는 걸 막으려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객관적 기준’이 열독률과 같은 정량적 성과지표만을 의미한다면 반쪽짜리 개혁에 불과하다. 민간기업이야 광고의 효과성만 따지면 되겠지만, 공적 성격을 지닌 정부광고는 달라야 한다. 정부 홍보 못지않게 ‘좋은 저널리즘’ 지원이라는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 언론이 저널리즘 규범을 지키며 양질의 보도를 하도록 견인하는 촉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열독률은 규모가 큰 기성 언론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표라는 。도 고려해야 한다. 성과지표로 열독률만 강조할 경우, 어려운 여건에서 양질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려 고군분투하는 소규모 매체는 지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정부광고제도 개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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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성(열독률)과 신뢰성(사회적 책임)을 함께 반영하는 방식이다. 신뢰성 지표로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정정보도 등) 및 시정권고 건수, 자율심의기구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광고자율심의기구의 제재 건수, 매체별 독자(권익)위원회 설치 여부 등의 세부 지표가 활용됐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언론에 더 많은 정부광고 지원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언론이 자율심의에 참여할 유인을 높이고 유명 무실한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 초기부터 기득권 보수 언론의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없던 일이 됐다. 만일 당시 개편된 정부광고 지표가 계속 활용됐다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왜곡 보도를 일삼아온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에 수년간 연간 수억원대의 정부광고가 실리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부광고는 공적 성격이 큰 만큼 사회에 미칠 ‘선한 영향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저널리즘 회복이나 건강한 공론장 형성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에서 ‘언론개혁정책집단 세움’ 등 언론계 일각의 ‘공익저널리즘 지수’ 도입 제안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권력 감시, 탐사·심층 보도, 언론윤리 준수, 공론장 형성 기여도 등 언론의 공익적 기능을 평가해 정부광고 집행과 연계하자는 주장이다. “질 나쁜 잡초만 무성한 ‘뉴스의 정글화’”(김춘효 세움 연구위원) 현상을 완화할 유의미한 대안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정부광고 개혁’에 이런 문제의식까지 담기길 기대해본다.
저널리즘책무실장
‘뉴스의 정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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